친환경 나노 소재가 만드는 녹색 도시

나노 셀룰로오스


세계는 지금 인간이 만드는 환경 재난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기후변화, 미세먼지, 전염병 등 안전하고 건강한 삶을 위협하는 문제들이 산적한 가운데, 미래를 회색빛의 디스토피아가 아니라 푸르른 유토피아로 만들기 위해서 녹색기술이 절실하다.

 

나노 셀룰로오스의 무한한 가능성

 

녹색 유토피아를 만드는 친환경 나노 소재로 새롭게 주목받는 것이 ‘나노 셀룰로오스’다. 나노 셀룰로오스는 간단히 말해 나무의 주성분인 셀룰로오스를 나노(10억분의 1m)수준으로 분해한 고분자 물질이다. 나무를 1000분의 1로 자르면 우리가 흔히 보는 목재 칩이 된다. 이를 또 1000분의 1로 자르면 펄프가 되고, 이 펄프를 다시 1000분의 1로 쪼개야 나노 셀룰로오스다.

 

나노 셀룰로오스 소재는 철보다 5배나 가볍지만 강도가 높고 열을 가해도 팽창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어 ‘꿈의 소재’로 불린다. 무엇보다 식물에서 원료를 얻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다. 굳이 나무를 베지 않아도 해조류에서도 추출 가능해 산림을 훼손할 걱정도 없다.

 

사진 1. 현미경으로 찍은 나노 셀룰로오스 사진. 철보다 가볍지만 강도는 그에 못지 않다. (출처: 국립산림과학원) 

꿈의 소재, 나노 셀룰로오스의 응용 가능성은 무한하다. 결합력과 강도가 높아 센서나 건축자재 강화재료, 연료전지, 의공학 소재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또 식물에서 유래한 당 구조(글루코오스)이기 때문에 생체에 유해하지 않아 약물 전달체나 이식 보조물질, 피부 보습 제품 등 의료바이오 분야에도 쓰인다.

 

특히 요새 우리나라가 깊이 고민하는 미세먼지 저감 대책에 나노 셀룰로오스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나노 셀룰로오스 섬유로 만든 필터는 질산염과 인산염, 불산, 황산염 등 음이온을 띠는 오염물을 흡착하는 특징이 있다. 초미세먼지(PM2.5, 2.5마이크로미터 이하 크기의 입자)를 구성하는 성분 중 가장 많은 것이 황산염과 질산염이다. 따라서 나노 셀룰로오스 소재를 도입한다면 영유아부터 노인까지 안전하게 쓸 수 있는 친환경 미세먼지 필터, 마스크가 나올 것이다.

 

이에 국립산림과학원은 2016년부터 나노 셀룰로오스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설비를 갖추고 리튬 이온 전지, 인체 치료제, 오염물질 광분해, 포장재, 수처리용 중금속 흡착재에 나노 셀룰로오스를 활용하는 융·복합 기술을 연구 중이다. 그 성과의 하나로 국립산림과학원 목재가공과 나노신소재연구실 이선영 박사는 리튬이온전지에서 전극을 분리하는 분리막을 나노 셀룰로오스로 대체하는 ‘다공성 셀룰로오스 나노종이 분리막’을 개발했다. 바야흐로 종이배터리의 시대가 눈앞에 열린 것이다. 셀룰로오스 분리막은 기존 리튬이온전지와 달리 매우 유연해 현재 개발 중인 플렉서블 스마트 기기나 웨어러블 기기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다.

 

최근에는 한국화학연구원 신지훈 박사 연구팀이 전자빔과 고압균질기를 활용해 친환경적으로 나노셀룰로오스를 제조하는 공정을 개발했다. 기존 방식처럼 황산 처리를 한 뒤 분쇄할 필요가 없고 생산수율도 두 배나 늘었다. 이번 연구는 나노 셀룰로오스를 활용한 응용 기술의 토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높다.

 

깨끗한 공기 원한다면 나노 기술 활용해야

 

모든 시민이 마스크를 쓰고 실내에만 붙박혀 있는 장면도 디스토피아 영화에 등장하는 단골 장면이다. 따라서 이제 우리 생활의 일부가 돼 버린 미세먼지를 근본적으로 줄이는 대책도 유토피아를 위한 중요한 녹색 기술이다.

 

미세먼지를 구성하는 주요 오염원은 질소산화물(NOx)이다. 산성비의 원인이기도 한 질소산화물은 대개 화석연료 발전소와 공장, 자동차와 선박에서 배출된다. 높은 온도에서 연료가 연소할 때 질소와 산소가 반응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질소산화물을 줄이기 위해 등장한 녹색 나노 기술은 촉매다. 질소산화물을 인체에 무해한 질소와 수증기로 환원하는 탈질촉매(SCR)다. 촉매란 본인은 바뀌지 않은 채 다른 물질을 바꾸는 중개 물질로, 대개 환원제로 쓰이는 촉매 물질은 바나듐이나 텅스텐, 티타늄이다. 이들은 매장량이 많지 않아 비싸다. 그렇기에 촉매를 사용하는 것이 부담이 된다. 이렇게 비싼 촉매를 잘게 쪼갤 수 있다면 어떨까? 훨씬 더 저렴하게 촉매를 쓸 수 있지 않을까?

 

생산기술연구원의 울산지역본부 김홍대 선임연구원은 위의 질문을 해결했다. 마이크로 크기의 기존 촉매를 나노 크기로 줄여 탈질촉매의 경제적 효율을 크게 개선한 것이다. 게다가 흑연에서 추출한 ‘그래핀’이라는 소재에 나노 크기로 줄인 텅스텐과 바나듐을 골고루 분산했다. 이렇게 하면 촉매 자체의 양이 적어도 기존보다 더 효율적으로 반응하며 강도도 높다. 그 결과 동일한 조건에서 사용하는 촉매의 가격을 크게 낮춰 촉매 활용의 부담을 덜었다.

 

기술이 인간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 것이라고 예견한다. 하지만 이제 인류는 인간 활동이 가져오는 파괴력을 조금씩 인지하고 있다. 미래가 회색빛일지 녹색빛일지는 그 경각심을 교훈으로 삼아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 어둠을 밝히고 있는 나노기술의 발전을 기대해보자.

 

글: 김민수 과학칼럼니스트/일러스트: 이명헌 작가


 

작성 2026.01.13 18:25 수정 2026.01.13 18:25

RSS피드 기사제공처 : 개미신문 / 등록기자: 김태봉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horts NEWS 더보기
AI부동산경제신문 부동산 30초 브리핑 2026년 10월 8일(목)
사장님! 이것만은 꼭 챙기세요.
신규창업vs인수창업?
AI광고 영상 제작부터 광고 송출까지 가능한 광고대행사 준콤
자신의 분야에 전문가의 목소리를 담는 뉴스 더초이스
합법적 채무탕감 개인회생! 당신도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개인회생상담 ..
️ 미국 핵심광물에 20억 달러 이상 투자…한국엔 위기일까, 기회일까? ..
인류와 지구의 더 나은 미래, 행동하는 환경 저널 '에콜로지 코리아(EC..
선무도 #골굴사 #전통무예 #친일반민특위
소상공인 동행-대경배관수리편-
권리금 분석은 어떻게?
더초이스 비즈니스 어워즈 고객의 선택과 신뢰를 공식적인 브랜드 가치로 증..
[준콤] 서오릉장어대장_엘리베이터광고_30초(2026)
두산위브더제니스 부천, 더블역세권 49층 2,008가구 대단지 주목!
KTX·SRT 하나의 앱으로 예약!코레일+#KTX #SRT #코레일플러스..
계좌의 내 돈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된다고?
친환경 캐릭터 굿즈로 소비자 마음 사로ᄌ..
독립 운동가 김시현
요즘 비트코인 근황
유기농 유정란 가격 비교
서울 아파트값 86주째 상승 \'역대 최장\'
프랜차이즈 가맹점 매도는 어떻게?
허경환 유행어 총출동! 판촉물은 세종기프트
천재 강아지 다이빙
스프링힐스, 친환경 골프장으로 18ᄒ..
선무도 골굴사 #반민특위 #korean #독창성 #골굴사 #선무도 #..
해외부자들은 코인을 얼마나 들고 있을까? (2편)
귀농귀촌매뉴얼북이 PDF책으로 나왔습니다. 잎새영상
유튜브 NEWS 더보기

리더경제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 107조4,000억 원https://www.leader-economy.kr/...

리더경제 반도체는 웃고, 스마트폰과 가전은 계산기를 두드립니다https://www.leader-economy...

리더경제️질문은 번개처럼 쏟아졌지만 답변 뒤에는 https://www.leader-economy.kr/new...

리더경제 ‘선박왕’ 권혁https://www.leader-economy.kr/news/473202#리더#경제...

리더경제 “노벨평화상은 내가 받을 자격이 있다.\"https://www.leader-economy.kr/ne...

리더경제 누리호 5차 발사 성공https://www.leader-economy.kr/news/473114#리...

리더경제 기후 피해와 전쟁, 빠르게 진화하는 AIhttps://www.leader-economy.kr/new...

리더경제 누리호 5차 발사,오늘 낮 12시 25분으로 확정https://www.leader-economy.k...

리더경제▶️뉴스가 놓친 당신의 생활과 질문https://www.leader-economy.kr/news/47...

리더경제 세종은 왜 백성을 위한 새로운 글자를 만들었을까요https://www.leader-economy.k...

한글과 자연이 만나 웰니스가 된다? 글로벌 여행자를 사로잡는 치유관광 기획법

머리에서 몸으로, 앎이 삶이 되는 치유관광 | 국립공주대학교 스마트의료웰니스관광대학원 이용근 교수

리더경제️ 선서는 거부했지만 설명은https://www.leader-economy.kr/news/472871...

[치유관광/인문학] 알고리즘을 끄고 오감으로 부딪히는 법: 화산려, 제로 데이터, 7:3의 법칙

\"스프링힐스 18홀 증설 반대하는 환경단체 주장… 사실일까?” 팩트체크20

리더경제 카드는 더 긁고 대출은 더 비싸졌습니다https://www.leader-economy.kr/news...

리더경제️생활안전 대책 어디까지 왔나https://www.leader-economy.kr/news/47252...

\'15년 째 표류! 스프링힐스CC 증설사업, 무엇이 진실인가?\' 시민 여러분께서...

리더경제️ 조희대 “국감 증인 답변 어렵다”https://www.leader-economy.kr/news/4...

리더경제 바쁘게 달려온 한 주, 잠시 쉬어 가십시오https://www.leader-economy.kr/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