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한식디렉터 장윤정 ] 버터떡 열풍의 진실, 전통 간식은 어떻게 트렌드가 되었나?

낯선 유행은 왜 가장 익숙한 식감 위에 내려앉았나?

버터 한 조각이 아니라 감각의 재편이 만든 인기!

유행 이후를 묻다, 떡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한동안 떡은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새롭게 보이지 않는 음식이었다. 명절상에 오르고, 어른들 간식으로 오가고, 

특별한 날 한 번쯤 찾는 음식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버터떡이 등장하면서 풍경이 달라졌다. 

 

사람들은 떡을 전통의 상징으로만 보지 않고, 지금의 디저트 감각으로 다시 읽기 시작했다. 흥미로운 것은 버터떡이 

전혀 복잡한 음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재료의 성격도 어렵지 않고, 맛의 방향도 낯설지 않다. 오히려 단순하다. 

그런데 바로 그 단순함이 강한 반응을 만들었다. 

 

사람들은 화려한 설명보다 입안에서 바로 이해되는 맛에 먼저 반응한다. 버터떡은 그 지점을 정확히 건드린다. 

쫀득한 식감은 오래전부터 한국인의 입맛 안에 있었고, 버터의 고소함은 이미 빵과 쿠키, 케이크를 통해 익숙하게 

자리 잡아 왔다. 결국 버터떡은 완전히 새로운 음식이 아니라, 서로 다른 두 익숙함을 한 번에 묶어낸 결과물에 가깝다.

 

유행은 언제나 새로움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낯선 것과 익숙한 것 사이의 간격이 적당할 때 가장 빠르게 번진다. 

버터떡이 퍼진 방식도 그렇다. 사람들은 처음 보는 이름에 호기심을 느끼지만, 한입 먹는 순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 

떡의 질감은 익숙하고, 버터의 향은 편안하다. 

 

그래서 이 음식은 실험적인 디저트처럼 보이면서도 실제로는 대중적이다. 이 대중성은 시장의 속도와도 잘 맞아떨어진다. 

지금의 먹거리 유행은 오래 숙성되기보다 짧은 시간에 압축적으로 확산한다. 사진으로 먼저 소비되고, 입소문으로 

확인되며, 브랜드는 그 반응을 곧바로 제품으로 번역한다. 버터떡 역시 이런 시대의 리듬 위에서 커졌다.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간식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떡이 다시 돌아온 장면처럼 보인다. 결국 버터떡이 보여 준 

것은 맛의 유행이라기보다 감각의 이동이다. 전통 간식이 더 이상 박물관 유리장 안의 음식이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충분히 오늘의 언어로 다시 말해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 흐름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버터떡의 인기는 단지 버터를 넣었기 때문이 아니다. 사람들은 이제 음식에서도 취향의 

서사를 찾는다. 너무 무거우면 멀어지고, 너무 낯설면 망설인다. 하지만 익숙한 재료가 새로운 방식으로 조합되면 

기꺼이 손을 뻗는다. 

 

버터떡은 전통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촌스럽지 않게 보이는 드문 사례다. 떡이 가진 질감의 힘은 그대로 두고, 

현대 디저트가 좋아하는 풍미를 덧입혔다. 그 결과 사람들은 이 음식을 옛날 간식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렇다고 완전히 외국식 디저트라고 느끼지도 않는다. 

 

그 경계에 서 있기 때문에 더 넓은 사람을 끌어당긴다. 결국 시장은 전통을 버려서 새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전통을 다시 배열해서 세련됨을 얻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버터떡은 그 변화의 아주 선명한 표지다.

물론 모든 유행에는 질문이 남는다. 지금의 인기가 지나가고 나면 무엇이 남을 것인가 하는 질문이다. 

 

버터떡이 잠깐 반짝하고 사라질 수도 있다. 다음 달에는 또 다른 디저트가 그 자리를 차지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하나의 제품이 아니라 그 제품이 열어 놓은 가능성이다. 떡은 더 이상 명절과 기념일의 

음식에만 머물 필요가 없다는 가능성, 전통 간식도 현대적인 취향 안에서 충분히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가능성 말이다. 

 

유행은 짧아도 감각의 방향은 오래 남는다. 버터떡 이후에도 사람들은 비슷한 질문을 계속 던질 것이다. 무엇이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가장 지금답게 먹힐 수 있는가. 그 질문이 이어지는 한, 떡은 다른 이름과 다른 형태로 계속 돌아올 것이다.

 

그래서 버터떡 열풍을 가볍게만 볼 일은 아니다. 그것은 지금의 소비가 얼마나 빠른가를 보여 주는 사례이면서 동시에 

한국식 디저트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가를 시험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전통은 지키는 것만으로 살아남지 않는다. 

사람들이 현재의 생활 속에서 다시 찾고, 다시 먹고, 다시 이야기해야 비로소 살아남는다. 

 

그런 점에서 버터떡은 단순한 유행 상품이 아니라 전통과 현재가 만나는 방식에 대한 하나의 힌트다. 오래된 맛이 반드시 

오래된 방식으로만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아주 작은 변화 하나가 그 음식을 다시 오늘로 데려온다. 

버터 한 조각이 떡을 바꾼 것이 아니라, 떡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바꾼 셈이다.

 

우리는 새로운 디저트를 찾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오래 알고 있던 맛을 지금의 감각으로 다시 만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른다. 버터떡은 그 사실을 조용히 보여 준다. 익숙한 것이 가장 늦게 낡는다는 사실, 그리고 전통은 과거에 머무는

 이름이 아니라 계속 번역되어야 하는 현재형이라는 사실 말이다.

 

 버터떡의 유행이 끝나도 이 감각까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떡은 다시 돌아왔고, 이제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얼마나 

오래 오늘의 언어로 붙잡아 둘 수 있느냐이다.

 

 

 

장윤정 칼럼니스트 기자 kt7479@naver.com
작성 2026.04.19 20:59 수정 2026.04.25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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