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 선출시 성별 관계없이 동등한 참여 보장해야”

기초자치단체와 관계 부처에 “자치 법규 검토 및 정비”, “마을회 정관 표준안 개발·보급” 등 의견 표명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창호, 이하 ‘인권위’)는 이장 선출 및 임명 과정에서의 성차별에 대한 직권조사를 실시하였고, 2026년 8월 4일 다음과 같이 의견을 표명하였다.

 

읍·면을 두고 있는 기초자치단체장에게, 이장 선출 및 임명에서 특정 성별에 불리하지 않도록 관련 조례와 규칙을 검토하고, 특히 주민총회 의결 자격에서 여성 주민의 참여를 구조적으로 제약하는 규정을 폐지하여 성별과 관계없이 의사결정 과정에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이장 협의회 등을 통하여 마을회 정관 등에 특정 성별에게 불리한 내용이 있는지를 검토하고, 해당 정관을 성평등한 방향으로 개정하는 방안을 논의하며, 마을 개발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의 위원 구성이 특정 성별에 편중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각 부처의 장관에게, 행정안전부장관은 이장 선출 및 임명에 관한 조례와 규칙을 점검하고, 이장 선출·임명의 성별 현황 등을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행정안전부장관, 농림축산식품부장관 및 성평등가족부장관은 농어촌지역 의사결정 구조의 성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하여 마을회 정관 표준안 등을 개발·보급할 필요가 있다.

 

(개요) 인권위는 2023년 전북 ○○군의 한 마을에서 60년 동안 여성 이장이 선출된 사례가 없을 뿐 아니라 후보에도 추천된 전례가 없으며, 이장 추천권을 가진 마을개발위원회에도 여성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등 여성이 구조적으로 배제되고 있다는 내용의 진정 사건을 조사하여 및 시정 권고를 한 바 있다. 이후 인권위는 기초자치단체 단위에서의 성차별적 관행의 실태를 파악하고 성평등한 사회 기반 조성을 위한 정책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자 직권조사를 실시하였다.

 

이에 강원특별자치도 등 9개 광역자치단체 소속 137개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이장 선출이나 지원에 관한 조례, 이장 선출 관련 행정규칙, 각 읍면의 등록 세대주 수 및 주민등록 인구 현황 등의 자료, 각 행정리의 10년간 이장 임명 현황(성별, 연령대), 각 마을회 정관(규약 또는 향약) 등을 검토하였다(107개 기초자치단체, 1,093개 읍·면 및 28,517개 행정리의 자료 분석, 2,575개 마을의 정관 검토, 특별시 및 광역시, 읍·면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기초자치단체는 제외).

 

(주요 조사 결과) 2014년부터 2023년(일부 항목은 2025년)까지 28,517개 행정리에서 이루어진 이장 선출·임명은 총 107,945회였으며, 이 가운데 남성은 97,812회(90.61%), 여성은 9,104회(8.43%)였다(일부 성별 미기재). 지역별로는 여성 이장 비율은 경상남도가 11.58%로 가장 높았고, 제주특별자치도가 2.54%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한편 이장의 자격 요건과 관련하여, 기초자치단체의 조례와 규칙에는 명시적으로 특정 성별을 제한하는 직접 차별적 규정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 지자체의 규칙은 주민총회 참석권이나 의결권, 후보 추천권 등을 ‘세대주’, ‘세대주의 위임을 받은 1인’ 또는 ‘세대 대표 1인’에게 부여하고 있었다. 또한 일부 마을 정관은 회원 자격과 선거권·피선거권·의결권을 세대주 또는 세대별 1인에게 한정하고 있었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소위원회 위원장 : 이숙진 상임위원)는 이러한 기준이 외형상 성별 중립적으로 보이지만, 농어촌지역에서 전통적으로 남성이 가구 대표로서 세대주 지위였던 관행과 결합할 경우 여성의 투표권과 의사결정 참여 기회를 제한하는 간접차별적 효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또한 리(里) 개발위원회 등 마을의 주요 기구와 비공식적 인적 네트워크가 남성 중심으로 형성된 경우에는 여성이 이장 선출 과정에 접근하는 단계에서부터 구조적 제약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인권위는 이러한 성별 불균형을 기초자치단체의 규칙이나 마을회 정관의 직접적인 결과로만 단정하기보다는, 오랜 사회문화적 관행, 가사·돌봄 부담의 성별 불균형, 남성 중심의 비공식 네트워크, 여성의 리더십 형성 경로 부족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판단하였다.

 

기초 행정단위의 성별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은 특정 성별만을 위한 정책이 아닌, 지역 의제를 다양화하고 확장하는 것이며, 민주적 대표성을 실질적으로 강화할 수 있다. 인권위는 향후에도 공공부문의 의사결정 과정에 성별 대표성이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모니터링을 지속할 계획이다.

 

작성 2026.08.20 10:53 수정 2026.08.2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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