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사에서 경영으로…10주간 이어진 CEO의 질문
언론 CEO경영스쿨 ‘토막경영학 시즌1’이 8월 24일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BMC) 한 장으로 최적화하기’를 주제로 한 10강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시즌을 관통한 질문은 단순하면서도 묵직했다. “나는 지금 장사를 하고 있는가, 아니면 경영을 하고 있는가?”
사업을 오래 운영했다고 해서 저절로 경영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매출을 만들고 고객을 확보하며 하루하루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사업 운영이라면, 경영은 기업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방향을 정하고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판단하며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최병석 교수의 ‘토막경영학’은 바로 이 차이에서 출발했다. ‘다시 쓰는 최병석의 경영학원론’이라는 이론적 체계를 바탕으로 경영학의 주요 개념을 실제 CEO와 사업자가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언어와 도구로 다시 풀어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전체 토막경영학은 총 60강으로 기획됐으며 시즌1에서는 그 가운데 경영의 기초체력을 형성하는 10개 주제를 다뤘다. 하루 30분 이내, 주 1회라는 짧은 호흡 속에서 이론 10분과 활용 20분을 결합한 ‘실전 MBA’ 방식으로 진행했다.
최 교수는 장기간 경영학을 연구하고 자신의 경영 현장에 적용하며 축적한 경험을 토대로 이론과 현실을 별개의 세계로 보지 않았다. 이론이 만들어진 시대와 현재의 경영환경이 달라졌기 때문에 판단과 적용 방법이 달라질 뿐, 경영학의 기본 원리는 여전히 현장을 이해하는 유용한 틀이 될 수 있다는 관점이다.
수강생들의 후기에서도 이러한 교육 방식에 대한 평가가 이어졌다. 짧은 강의 시간에도 군더더기 없이 핵심을 전달했고, 배운 내용을 자신의 사업에 즉시 대입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는 반응이 눈에 띄었다.
한 수강생은 토막경영학을 마치며 “열심히 하는 것과 제대로 경영하는 것은 다르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 한 문장은 시즌1이 전달하려 했던 메시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핵심가치에서 STP까지…사업을 바라보는 ‘경영의 눈’을 만들다
시즌1의 1강부터 5강까지는 경영자의 마인드셋과 기업의 방향을 세우는 과정이었다.
1강 ‘왜 경영이 필요한가?’에서는 경영의 정의부터 다시 짚었다. 이어 2강에서는 ‘100년 기업을 만드는 힘’을 주제로 핵심가치를 찾았고, 3강에서는 경영피라미드와 골든서클을 활용해 미션과 비전을 수립하는 방법을 다뤘다. 4강에서는 CEO의 정체성과 체스터 버나드의 관점을 연결했고, 5강에서는 기업가정신과 CEO 리더십으로 논의를 확장했다.
이 과정은 경영학 개념을 암기하는 데 목적을 두지 않았다. “우리 회사는 왜 존재하는가”, “나는 어떤 경영자인가”,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가”, “조직이 함께 지켜야 할 기준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을 자신의 사업에 던지도록 하는 데 의미를 뒀다.
후반부인 6강부터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을 화두로 기업을 둘러싼 환경과 시장을 분석하는 실전 도구가 등장했다. 6강에서는 SWOT 분석을 활용해 기업의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을 살폈고, 7강에서는 기업 수명주기와 제품 수명주기를 통해 현재 사업과 제품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진단하는 방법을 배웠다. 8강은 경쟁자 분석과 벤치마킹, 9강은 시장세분화·타깃팅·포지셔닝으로 이어지는 STP 전략을 다뤘다. 누구를 고객으로 선택할 것인지, 선택한 고객에게 어떤 차별적 위치로 기억될 것인지를 구체화하는 과정이었다.
수강 후기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확인됐다. 농업 현장의 체질 개선과 복지·서비스 사업의 구조 점검, 맞춤형 AI 챗봇 구축 등 자신의 업무와 사업에 배운 개념을 즉시 대입해 보겠다는 구체적인 적용 계획이 등장했다.
또 다른 수강생은 경영을 단순히 회사를 운영하는 일이 아니라 “사람과 조직, 자원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목표를 이루는 과정”으로 새롭게 이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결국 시즌1의 1강부터 9강까지는 서로 독립된 경영기법을 가르친 과정이라기보다 사업을 바라보는 CEO의 시선을 단계적으로 바꾸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흩어져 있던 이 모든 질문과 전략은 마지막 10강에서 하나의 그림으로 모였다.
BMC 한 장에 펼쳐진 사업…10강에서 ‘전체 최적화’를 배우다
8월 24일 열린 시즌1 마지막 강의의 주제는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BMC) 한 장으로 최적화하기’였다.
BMC는 사업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를 하나의 캔버스에 펼쳐놓고 비즈니스 모델의 전체 구조와 요소 간 연결관계를 살펴보는 도구다. 일반적으로 고객 세그먼트, 가치제안, 채널, 고객관계, 수익원, 핵심자원, 핵심활동, 핵심파트너십, 비용구조라는 9개 요소를 중심으로 사업모델을 점검한다.
중요한 것은 9개의 칸을 채우는 행위 자체가 아니다.
‘누가 우리의 핵심 고객인가’, ‘그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가’, ‘어떤 채널을 통해 고객과 만나는가’, ‘어떤 관계를 형성할 것인가’, ‘수익은 어디에서 발생하는가’, ‘가치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활동과 자원은 무엇인가’, ‘누구와 협력해야 하는가’, ‘그 과정에서 어떤 비용구조가 만들어지는가’를 서로 연결해 보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이번 10강은 앞선 9개 강의가 왜 필요했는지를 확인하는 종합편의 성격을 띠었다.
핵심가치와 미션·비전은 기업이 왜 존재하고 어디로 가는지를 설명한다. SWOT은 기업의 내·외부 환경을 진단하고, 기업·제품 수명주기는 현재 위치를 보여준다. 경쟁자 분석은 시장에서 누구와 경쟁하는지 확인하게 하고 STP는 어떤 고객을 선택해 어떤 위치를 차지할 것인지 구체화한다.
BMC에서는 이러한 질문들이 하나의 사업모델 안에서 다시 만난다.
수강생들의 반응도 이 지점에 집중됐다. 한 수강생은 마지막 강의를 두고 “단순히 칸을 채우는 것을 넘어 각 요소 간의 상호작용을 파악하고 전체 최적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점이 큰 인사이트였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후기에서는 앞서 배운 가치, 활동, 자원, 파트너, 비용과 수익이 서로 연결돼야 한다는 점이 기억에 남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사업의 특정 부분만 개선하는 ‘부분 최적화’에서 벗어나 비즈니스 모델 전체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바라보게 됐다는 의미다.
현장에서 사업자는 흔히 매출이라는 결과에 먼저 시선을 둔다. 하지만 매출 부진은 가격 하나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고객 설정이 잘못됐거나 가치제안이 약할 수도 있고, 채널과 고객관계가 고객 특성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반대로 매출이 늘어도 핵심활동과 비용구조가 비효율적이라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장담하기 어렵다.
BMC가 유용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업의 결과만 보는 대신 그 결과를 만들어내는 구조를 한눈에 살펴보게 하기 때문이다. 시즌1의 출발점이 “나는 장사꾼인가, 경영자인가?”라는 질문이었다면, 마지막 BMC는 그 질문에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경영의 지도’를 펼쳐 보인 셈이다.
“배움은 끝나지 않았다”…토막경영학 시즌2를 기다리는 이유
토막경영학 시즌1의 또 다른 성과는 수강생들이 경영학을 자신의 현장 언어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데 있다. 수강 후기에는 “경영학 용어들이 생소했지만 근본적인 경영학 이론에 근거한 다양한 방법을 제시해 줬다”, “3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군더더기 없는 강의로 귀를 쫑긋 세우게 했다”, “사업을 바라보는 시야가 한층 넓어졌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10강을 모두 수강한 한 참여자는 CEO경영스쿨 주변에서 익숙하게 들었던 경영학 용어들이 토막경영학을 통해 체계적으로 정리됐다며 “나는 장사꾼인가, 경영자인가?”라는 질문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강의를 모두 듣지 못한 수강생들의 후기에서도 아쉬움과 함께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가 나타났다. 일부 수강생은 놓친 강의가 아쉽다며 시즌2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이는 교육의 성과를 단순히 ‘10강 수료’라는 결과만으로 평가하기 어렵게 만든다. 더 중요한 변화는 강의가 끝난 뒤 수강생들이 자신의 현장으로 돌아가 무엇을 질문하고 무엇을 바꿀 것인가에 있기 때문이다.
핵심가치를 다시 점검하고 미션과 비전을 세우는 일, SWOT을 통해 기업의 현재를 진단하는 일, 제품과 기업의 수명주기를 확인하는 일, 경쟁자를 분석하고 고객을 세분화하는 일, 그리고 이 모든 것을 BMC 한 장에 펼쳐 사업모델의 연결구조를 살펴보는 일은 결국 하나의 목적을 향한다.
‘열심히 운영하는 사업’을 ‘제대로 경영하는 기업’으로 바꾸는 일이다.
최병석 교수의 토막경영학 시즌1은 거창한 이론보다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질문과 도구를 통해 그 출발점을 제시했다. 1강에서 던진 “왜 경영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은 10강 BMC에 이르러 “그렇다면 내 사업 전체는 어떻게 연결돼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발전했다.
강의는 끝났지만 경영자의 질문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10주 동안 하나씩 모은 경영의 조각을 자신의 현장에 적용하고, 실행 결과를 다시 점검하고, 사업의 구조를 끊임없이 수정하는 과정이 남아 있다.
‘장사에서 경영으로.’
짧지만 쉽지 않은 이 변화가 토막경영학 시즌1이 남긴 가장 선명한 메시지다. 그리고 시즌1에서 만들어진 ‘경영의 기본기’가 앞으로 이어질 토막경영학 시즌2에서 어떤 실전 경영의 이야기로 확장될지 관심이 모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