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는구나
처서가 지나간 게 언제인데
늦더위에 장대비가 기승을 부리더니
해 저무는 저녁에는 시원한 바람 속에
시끄럽던 매미 소리 가늘게 잦아드네
휘영청 밝은 달은 양팔을 벌리고
초롱한 별님들이 저 멀리서 손짓하네
더위에 지쳤던 강아지들 장난을 치고
숲속에 귀뚜라미가 가을을 알리누나
세상만사 모든 일이 돌고 도는 법
여름 가니 가을이 오고 겨울도 오겠지
어느덧 들판의 곡식들은 고개를 숙이고
울타리에 과실들도 씨알이 굵어졌네
서늘한 새벽공기에 텃밭을 돌아보니
무 배추 너풀너풀 가을을 준비하고
오이와 호박넝쿨 떡잎에 덮였는데
그간의 땀방울은 황금 들녘이 되겠지
반가운 추석이 저만치서 다가오니
고마운 마음으로 가을을 맞이해야지

[이장영]
시인
칼럼니스트
일어통역사
부동산개발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