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넘어 ‘움직이는 AI’로

AI 두뇌는 양재(AI 테크시티), 로봇 실증은 수서(로봇 클러스터)…서울형 피지컬 AI 벨트 구축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에서 ‘피지컬 AI(Physical AI)’가 차세대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인공지능이 단순히 정보를 생성하는 단계를 넘어, 실제 공간에서 인지・판단・행동까지 수행하는 ‘움직이는 AI’가 글로벌 산업 전반의 새로운 흐름으로 부상하고 있다. 자동차, 조선, 반도체, 배터리 등 복잡한 공정과 숙련된 현장 데이터가 축적된 제조업 기반을 갖춘 한국은, 피지컬 AI 산업을 본격 육성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국가로 평가된다.

 

이 같은 글로벌 흐름과 산업 환경 변화 속에서, 서울시의 로봇・AI 산업 전략도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AI 기술이 집적된 양재와 로봇 실증 기반이 구축되고 있는 수서 일대를 잇는 ‘서울형 피지컬 AI 벨트’가 형성되며, 기술개발부터 실증, 도시 적용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서울 도심 안에서 구현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미 양재 일대를 중심으로 AI 산업 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다. 기존 서울AI허브와 함께, 2028년 착공을 목표로 ‘서울 AI 테크시티’ 조성을 본격 추진 중이다. 서울 AI 테크시티는 국내외 연구기관과 AI 기업을 유치해 산·학·연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고, 문화시설과 주거공간을 함께 조성하는 자족형 복합 혁신 공간으로 계획되고 있다. 현재 양곡도매시장 일대를 대상으로 공간계획을 수립 중이며, 연내 계획 마련 후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2024년 양재동·우면동 일대 약 40만㎡를 전국 최초의 AI 분야 지역특화발전특구로 지정해, 특허·출입국관리 등 관련 규제 특례를 적용하고 있다. 이는 AI 기술의 빠른 상용화와 글로벌 인재 유치를 뒷받침하는 제도적 기반으로, 서울형 피지컬 AI 벨트의 ‘두뇌 거점’ 역할을 강화하는 요소로 평가된다. 동시에, 서울시는 수서역세권 일대를 로봇 연구개발과 실증이 집적되는 로봇·AI 산업거점으로 조성하며, 피지컬 AI 기술이 실제 도시 공간에서 작동할 수 있는 기반을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앞서 시는 2023년 로봇산업 육성 종합계획을 바탕으로 시민 체감형 로봇 확산 정책을 추진해왔으며, 최근에는 피지컬 AI 시대에 대응해 기술 실증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중심으로 로봇산업 전략을 고도화해나가고 있다. 이러한 전략의 핵심 사업으로, 수서역세권 일대를 로봇・AI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조성하는 ‘수서 로봇클러스터 조성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수서 로봇클러스터는 로봇 연구개발(R&D)부터 실증, 기업 집적, 시민체험까지 아우르는 앵커 시설을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구축해, 피지컬 AI 기반 로봇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수서 로봇클러스터의 핵심 시설인 ‘서울로봇테크센터’는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조성 중인 로봇산업 종합지원 거점으로, 로봇 기술개발부터 실증, 창업까지 원스톱 기업지원 기능을 수행할 예정이다. 로봇친화형 건물로 구축돼 컨벤션홀, 로봇 관제시스템, 인큐베이션 공간, 테스트베드 등 다양한 첨단 로봇 서비스가 구현될 계획이다.

 

수서 공공주택지구 내에는 로봇벤처타운이 조성돼, 대・중견기업과 유망 중소·스타트업이 함께 집적되는 자생적 로봇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할 예정이다. 시민이 로봇 기술을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로봇테마파크와 로봇과학관 조성도 함께 추진해, 실증・확산・체험이 선순환되는 시민 체감형 로봇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수서 로봇클러스터 일대를 ‘로봇산업 특정개발진흥지구’로 지정해 용적률 완화, 세제지원, 자금융자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특정개발진흥지구 대상지 선정 이후 로봇 진흥계획을 수립하고, 오는 2029년까지 로봇 기업 유치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수서 로봇클러스터 조성과 병행해, 피지컬 AI 기반 로봇 기술이 실제로 작동하고 시민과 기업이 함께 체감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왔다. 이를 통해 실증–체험–확산으로 이어지는 도시형 로봇 생태계의 운영 성과를 축적하고 있다.

 

로봇플러스 테스트필드는 정부 로봇 R&D 공모사업 3건을 유치해 총 897억 원을 투입, 2024년 7월 준공된 이후 혁신 로봇기술의 핵심 실증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개관 이후 총 47건의 PoC를 지원했으며, 이 중 기업 현장 문제 해결을 위한 협업지능 기반 실증 17건, 숙련공 작업을 로봇으로 구현하는 마이스터 로봇화 실증 30건을 통해 피지컬 AI 기반 로봇 기술의 현장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서울로봇인공지능과학관은 로봇 체험 전시와 과학문화 확산 거점으로 운영되며, 개관 이후 약 44만 5천여 명의 시민이 찾는 등 시민의 높은 관심 속에 로봇 기술을 일상에서 이해하고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중 전시 관람객은 11만 6천여 명, 체험 프로그램 참여자는 28만 5천여 명, 과학교육 참여자는 3만여 명에 달한다.

 

‘서울 AI 로봇쇼’를 통해 로봇 기술을 시민이 직접 체험하고 산업 현장의 흐름을 공유하는 장을 마련했다. 당시 행사는 로봇과 문화·예술을 결합한 체험형 콘텐츠를 중심으로 구성돼, 로봇 기술에 대한 시민의 이해도를 높이고 로봇 친화적 도시 이미지를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아울러, 시는 피지컬 AI 시대의 핵심 분야인 이동로봇 산업 육성을 위해,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던 기존 규제의 한계를 해소해 나가고 있다. 이동로봇은 실제 도시 공간에서의 반복 실증과 데이터 축적이 필수적인 산업 특성상, 제도 개선 없이는 기술 고도화와 사업화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대표적인 사례가 자율주행 배달로봇을 개발한 뉴빌리티다. 뉴빌리티의 배달로봇 ‘뉴비(Neubie)’는 뛰어난 자율주행 기술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공원녹지법 시행령」상 ‘중량 30kg 이상 동력장치’로 분류되면서 도시공원 출입이 원칙적으로 제한돼 왔다. 이로 인해 치킨, 커피 등 배달 수요가 높은 도시공원이 로봇 서비스 실증에 최적의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기술력을 검증할 기회조차 얻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서울시는 해당 규제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규제샌드박스 진입을 위한 전문 컨설팅을 제공했으며, 규제샌드박스 승인 이후 난지캠핑장을 실증 장소로 제공함으로써 기업이 실제 도시 환경에서 안전하게 자율주행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도록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병행했다. 실증 과정에서 뉴빌리티의 배달로봇은 복잡한 한강공원 환경에서도 보행자와의 충돌 없이 안정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며 안전성과 기술 신뢰성을 입증했고, 이는 국토교통부와 법제처 등 관계 기관을 설득하는 핵심 근거로 작용해 「공원녹지법 시행령」 개정으로 이어졌다.

 

이 같은 제도 개선 성과는 개별 기업에 그치지 않고, 서울 내 다수 로봇 기업들이 현장 실증에 나설 수 있는 제도적 기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규제 완화의 대표적인 수혜 사례로 꼽히는 로보티즈의 실외 이동로봇 ‘개미’는 2024년 서울형 R&D 지원사업(스마트로봇존)에 선정돼, 현재 양천구 내 공원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한 로봇 배달 서비스 실증을 진행 중이다.

 

‘개미’는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음료와 간식을 배달하며 실제 도심 공원 환경에서 자율주행 데이터를 축적하고 기술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과거라면 규제로 인해 시도조차 어려웠던 실증이었지만, 법령 개정을 통해 가능해진 대표적 사례로, 서울시의 규제개선 노력이 로봇 기업의 기술 경쟁력 강화와 사업화 가능성 확대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수연 서울시 경제실장은 “AI가 실제 공간에서 작동하는 피지컬 AI 시대에는 기술개발뿐 아니라, 실증과 제도, 도시 환경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며 “서울시는 AI 기술이 집적된 양재와 로봇 실증 기반이 구축된 수서를 연결해, 로봇과 AI가 도시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기술 실증과 규제 합리화, 기업 성장 지원을 통해 피지컬 AI 기반 로봇산업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작성 2026.01.09 09:27 수정 2026.01.0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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