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SNS와 메신저를 통해 모집되는 이른바 '고액 알바'에 참여했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마약류 범죄에 연루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구직 사이트나 텔레그램 등에서 단순 심부름이나 물품 전달 업무로 소개된 아르바이트가 실제로는 마약 운반이나 보관 역할과 연결되는 경우가 수사 과정에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마약 유통 조직은 익명성이 높은 메신저를 이용해 비대면으로 운반책을 모집하는 방식을 활용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특정 장소에서 물건을 찾아 다른 장소에 두거나 전달하는 업무를 맡기고 비교적 높은 보수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참여자를 모집하는 경우가 있다.
문제는 이러한 업무에 참여한 사람이 "마약인 줄 몰랐다"고 주장하더라도 실제 형사책임 여부는 개별 사건의 사실관계와 당시 정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판단된다는 점이다.
수사기관은 연락 방식, 업무 내용, 지급된 보수 수준, 물품 전달 장소와 방법, 반복적인 업무 수행 여부 등 여러 사정을 토대로 범죄 가능성을 인식했는지 여부를 살펴볼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내용물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책임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마약류 운반이나 보관 행위는 마약류관리법상 소지·운반·매매 등 관련 혐의가 적용될 수 있으며, 처벌 여부와 수위는 취급한 마약류의 종류, 가담 정도, 범행 경위, 전과 여부 등 개별 사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수사 초기 대응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자신이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뒤늦게 알게 됐다면 당시 구인 광고, 지시 내용, 메신저 대화, 송금 내역 등 객관적인 자료를 보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자료는 업무를 시작하게 된 경위와 당시 인식 여부를 확인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반대로 당황해 대화방을 삭제하거나 휴대전화를 폐기하는 행동은 사건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 필요한 자료를 훼손할 수 있어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 수사가 진행되는 경우에는 관련 자료를 임의로 삭제하기보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법조계의 조언이다.
고액 아르바이트를 제안받았다면 업무 내용과 고용주 신원을 먼저 확인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물품을 대신 전달하거나 인적이 드문 장소에 물건을 보관하도록 요구하는 경우에는 범죄 연관 가능성을 의심하고 참여를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법률사무소 민앤정 장준희 형사전문변호사(경찰 출신)는 "마약 사건은 개별 사실관계에 따라 고의 여부와 책임 범위가 판단되는 만큼, 수사 초기 진술과 객관적인 자료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며 "본인이 상황을 정확히 알지 못한 채 업무에 참여했다고 주장하는 경우에도 당시 경위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보존하고 조사 전 법률적 조언을 받아 대응하는 것이 불이익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