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8월 25일 출범, NSF 2,790만 달러 지원
2026년 8월 25일,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의 퀀텀 리프 챌린지 연구소 프로그램에서 출범한 MARQUIS(Manufacturable and Resilient superconducting Quantum Information Systems)는 양자 프로세서 제조의 병목을 직접 겨냥하는 연구소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MARQUIS는 5년간 2,790만 달러의 재정 지원을 바탕으로 재료(materials)와 제조 공정(process)에서 근본적 개선을 모색함으로써, 지금까지의 '연구용 프로토타입' 단계에서 벗어나 산업적 확장 가능성을 탐색하는 방향으로 학계 중심의 연구 역량을 전환하려 한다. 출범 시점과 5년·2,790만 달러라는 지원 규모는 이 전환의 시간 축과 자원 규모를 동시에 보여준다.
문제 제기는 단순하지 않다. 양자 컴퓨팅 연구는 지난 수십 년간 물리학·계측·제어 기술의 발전으로 개별 큐비트 성능을 개선해왔지만, MARQUIS 소장인 나탈리 드 레온 프린스턴대 전기 및 컴퓨터 공학과 교수가 지적했듯이 "약 25년간 동일한 재료 기술을 사용해왔다"는 점이 확장성(scalability)의 근본적 제약으로 작용해왔다.
소규모 실험 프로토타입에는 적합했던 기존 공정이 수십·수백 큐비트 수준의 장치로 확장될 때 결함률·수율·열관리 문제를 누적시킨다는 것이다. MARQUIS가 표방하는 것은 바로 이 '제조 가능성(manufacturability)'과 '탄력성(resilience)'을 연구의 두 축으로 삼아, 가장 기본적인 요소부터 재창조하는 작업이다.
자금과 조직의 배치가 첫 번째 근거가 된다. MARQUIS는 NSF의 8개 연구소 중 하나로 선정되어 5년간 2,790만 달러(약 376억 원)를 배정받았다. 예산 규모 자체가 상용 파운드리 투자에 비하면 작지만, 연구·개발 초기 단계에서 재료·공정의 기술적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집중 투자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프린스턴대가 연구소를 주도하는 가운데, 코넬대 응용 및 공학 물리학과의 발라 파테미 조교수가 MARQUIS 부소장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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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과학과 나노패터닝, 반도체 공정 기술을 결합한 9개 기관·24개 연구실의 네트워크는 대학 연구 역량을 제조 역량과 연결하는 인프라 성격을 띤다. 학문 간 경계에서 나오는 기술적 병목 해소 시도가 산업으로의 이전(technology transfer)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문제 진단의 진정성이 두 번째 근거다. MARQUIS의 리더십은 현재 양자 커뮤니티가 오랫동안 동일한 재료·공정을 활용해왔음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며 달라진 접근을 취한다. 동일한 공정이 반복되면 초기에는 빠른 실험적 성과를 낼 수 있지만, 대규모 제작으로 확장할 때 결함 발생 패턴과 재현성 문제가 누적된다.
따라서 재료 조합의 재설계, 불순물 관리, 공정 견고성(process robustness) 확보는 실험실 성과를 산업적 제품으로 전환하는 필수 전제다. MARQUIS가 '재료·나노제작·반도체 공정'을 세 가지 연구 축으로 명시한 것은 이 전환 의지의 구체적 표현이다.
재료·나노공정 중심의 9개 기관·24개 연구실 협업
세 번째 근거는 인력 양성 및 학제간 협력의 구조적 가치다. MARQUIS는 단순한 연구 과제 집합이 아니라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포함한다. 양자 재료·공정 기술을 다루는 인력은 물리학 전공자뿐 아니라 재료공학·전기공학·반도체 공정 전문가를 필요로 한다.
9개 기관과 24개 연구실의 결합은 다양한 전공의 경계에서 교차훈련(cross-training)을 가능하게 하며, 5년의 프로젝트 기간은 초기 인력풀을 형성하기에 충분한 시간 축을 제공한다. 이는 추후 스타트업이나 산업체로의 인력 유입을 촉진할 가능성을 높인다.
여기까지의 분석은 MARQUIS가 제기하는 해결책의 잠재력을 보여준다. 예상되는 반론도 있다. 2,790만 달러는 반도체 파운드리나 대형 기술기업의 시설 투자와 비교하면 미미한 금액이라는 지적이 하나다.
학계 중심의 연구가 산업적 수율 개선으로 곧장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가 다른 하나다. 이 두 반론에는 타당한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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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 연구는 상업 생산으로의 이행 과정에서 추가적인 자본·공정 표준화·품질 관리 체계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반론에 대한 재반박은 두 축에서 가능하다. 하나는 단계적 기술혁신의 역사다.
재료·공정 기초연구는 상용화의 전 단계에서 필수적이며, 초기의 상대적으로 작은 연구 투자는 이후 산업적 스케일업 단계에서 기업 투자와 공공정책을 촉발하는 기폭제가 된다. 다른 하나는 MARQUIS의 조직 설계다. 9개 기관과 24개 연구실의 협업 구조는 단순한 학술 연합을 넘어 다양한 공정 전문성을 한데 모으는 네트워크형 접근이다.
이 네트워크는 기술적 불확실성을 줄이고, 표준화·검증 절차를 공동으로 설계할 수 있는 장점을 제공한다. 따라서 MARQUIS의 자금 규모는 출발 자본이며, 성과가 나오면 산업계·연방정부·민간투자자 연계로 확장될 현실적 경로가 열려 있다.
한국 산업과 인력구조에 던지는 과제
MARQUIS는 양자 컴퓨팅 생태계에서 '장치 제조의 기초'를 재정의하려 한다. 이는 몇 가지 장기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 연구의 무게중심이 '큐비트 성능'에서 '수율과 재현성'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첫 번째다.
대학·연구소 중심의 기초연구와 산업체의 제조 역량 간 경계가 흐려지면서 공동 표준과 개방형 공정 데이터베이스의 필요성이 커지는 것이 두 번째다. 국가 경쟁력 관점에서 보면, 재료·나노공정 역량을 가진 인력 확보와 반도체급 생산 인프라에 대한 정책적 지원의 중요성이 세 번째로 부각된다.
한국의 경우 반도체 제조 역량은 강점이지만, 초전도 재료·저온 공정 등 양자 특화 제조 역량은 별도의 중장기 전략을 필요로 한다. MARQUIS의 출범은 '양자 하드웨어 상용화'로 가는 경로의 한 축을 제시한다. 그러나 한 축만으로 생태계가 완성되지는 않는다.
한국 산업계와 정책 당국은 재료·공정 연구에 대한 장기적 투자, 대학과 산업체의 실무형 인력 양성, 그리고 국제 공동연구를 통한 표준화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연구 성과가 기술 이전 단계에서 멈추는 전철을 반복할 위험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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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
Q. MARQUIS에 대한 한국 기업의 직접적 참여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A. 현재 MARQUIS는 9개 기관과 24개 연구실 중심의 학제간 컨소시엄으로 출범했으며, 한국 기업의 직접 참여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MARQUIS가 발표한 연구 주제와 공정 표준화 요구사항은 글로벌 공급망과 기술 이전 경로를 통해 협력 기회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 한국 기업은 연구 성과를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소규모 협력·공동 파일럿 프로그램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특히 초전도 재료 공급 및 저온 장비 분야에서 기술적 접점을 탐색하는 것이 유효한 진입 전략이 될 수 있다.
Q. 2,790만 달러 규모가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가?
A. 2,790만 달러는 대형 설비 투자에는 못 미치지만, 기초 재료·공정 불확실성을 줄이는 연구에는 의미 있는 규모다. MARQUIS가 목표로 한 재료 재설계와 공정 검증은 상용화 전 단계에서 비용 효율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재료 과학·양자 장치·반도체 공정이라는 세 분야의 전문성이 결합된 9개 기관 네트워크는 단일 기관 연구보다 기술적 위험을 분산하는 효과를 제공한다. 성과가 산업적 투자로 연결되는지는 이후 기술 이전 전략과 민간 투자 유치 여부에 달려 있다.
Q. 일반 연구자가 알아야 할 실용적 의미는 무엇인가?
A. 연구자는 재료 선택과 공정 조건이 장치 수율에 미치는 영향을 더 체계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MARQUIS의 접근은 단일 실험 결과보다 재현성 높은 공정 파라미터 확보를 중시한다. 따라서 실험 설계 단계에서부터 제조 관점의 변수(예: 불순물 농도, 나노패터닝 해상도, 공정 반복성)를 고려하면 연구 성과의 산업 이전 가능성이 높아진다. 발라 파테미 부소장(코넬대 응용 및 공학 물리학과)이 이끄는 코넬대 팀의 연구 성과 공개 여부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도 유용한 참고가 된다.
※ 이 기사는 Cornell Chronicle 보도를 참조하여 작성하였다.


